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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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로우 Arrow (2012 - 2020)

멧가비|2021년 1월 4일

슈퍼맨만 슈퍼맨이 못 된 채 다른 초능력자들의 대환장 파티였던 [스몰빌] 이후 CW가 다시 꺼내든 카드는 놀랍게도 그린 애로우였다. 본격 인간 영웅을 다루기로 한 점도 놀라운데 그것도 격투기 마스터 그린 애로우를? 여기서 이미 예감한다. 씨바 스몰빌보다 더 재밌겠구나. 워너 수뇌부의 통제로 '배트맨'을 갖다 쓰지 못해 그 대체제로 선택한 냄새가 처음부터 대놓고 나긴 한다. 아니나 다를까 적들도 나오는 족족 고담시 빌런들이더만. 물론 그린 애로우도 이미 꽤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내가 그린 애로우를 좋아하는 이유인 '칠리 조크'가 종영할 때 까지 한 번도 안 나와서 아쉽긴 하지만, 이미 시즌1 시작부터 코믹스의 그린 애로우와는 사실상 선을 긋고 시작했으니까 뭐. 초반 기세가 대단했다. 원체 몸 쓰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1931)

멧가비|2021년 1월 4일

메리 셸리의 고딕 소설 풍 원작에서 이어져 오는 주제의식보다는 후대에 끼친 장르적 영향력에 주목하는 것이 더 재미있는 고전. 독일 표현주의의 미장센, 보리스 칼로프의 분장과 연기는 (원작에게 동의 없이)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이라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영원히 박제시켜버렸으며, 21세기 현재 까지도 수 많은 사변 문학이나 픽션 영상물의 모티브로서 꾸준히 재생산 되고 있다.(심지어 남기남의 [영구와 땡칠이]에서 조차 박승대가 연기한 요괴 보스가 보리스 칼로프의 이미지를 카피하고 있다.) 팀 버튼의 전성기 필모 전부는 곧 "마을로 내려 온 괴물"이라는 테마의 변주들이다. [가위손], [배트맨]에서 시작해 넓게 보면 [화성 침공] 역시 그러하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그걸 거꾸로 뒤집은 "괴물의 성으로

하녀 (1960)

멧가비|2021년 1월 4일

한국전쟁 이후 전 국민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소위 가정에 상주하는 가사노동자를 고용해야 할 필요성 또한 생겨나게 된다. 생활은 주부가 한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삶의 방식은 그것이 곧 필요악처럼 인식되어 근원적인 불안함을 잉태하게 되었으리라. 집에 사람은 필요한데 그 사람이 집안을 망칠 것이다라는 모순적이고 계층 혐오적인 공포는, 이은심에 대해 마치 존재 자체가 재앙의 근원인 것처럼 이물감 있는 묘사를 하고 있는 점을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지방 극장 배급을 위해 추가한 분량, 영화 속 치정극을 극중극으로 설정한 일종의 메타픽션적 액자 구성은 영화의 완성도를 해친다는 게 중론이고 감독 본인도 맘에 들지 않아했다고 하던데, 나는 그게 있어서 영화가 더 입체적이고 흥미롭다는 쪽이다. "가정

언터처블 1%의 우정 Intouchables (2011)

멧가비|2021년 1월 4일

우정이라는 낡은 단어에 대한 일종의 개념 환기. 우정이라는 개념 안에 존재하는 의외성을 발견하게 되는 영화다. [라 라 랜드]에서 사랑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 영화에서의 우정이란 하나의 비즈니스와도 비슷하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 받으면서 쌓이는 우정이라고 해서 거기에 진심이 결여되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 필립에게는 장애인인 자신을 장애인 그대로 바라봐주면서도 거기에 어떠한 단서를 달지 않는 친구를 필요로 했고, 드리스에게는 빈민가의 퍽퍽한 일상 대신 여유롭고 조급해하지 않는 "어른 상"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던 것. 둘 사이에서는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로 지급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급료 외에는) 어떠한 물질적 금전적 교류가 없음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함으로서 서로의 정서적 결

헬로우 고스트 (2010)

멧가비|2021년 1월 4일

[추격자]로 데뷔 대박을 터뜨린 나홍진의 차기작 [황해]와 극장가에서 맞붙었다. 처음부터 잘 돼 봐야 2차 시장의 히어로가 될 운명이었다. 그런데 [황해]를 이기고 흥행에 성공했다지. 그런데 정작 극장에서 본 사람보다 입소문 타고 재유입된 팬들이 더 많다지. 그러니까 이 영화는 컬트의 운명을 타고 났는데 컬트가 되지 못 했다가, 컬트가 아닌데도 컬트 대접을 받는 기묘한 컬트 영화라는 소리다. 이 영화에 감동을 받은 사람이 많다고들 하고 나 역시도 울었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 물어도 "걸작" 혹은 그 이하의 "명작" 대접도 받기 힘들 것이다. 즉,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결코 아니다. 눈물 버튼이 눌리기 전 까지는 클리셰 범벅에 유치한 코미디로 일관 되고, 배우들에 대한 연기 디렉션도 썩 좋진 않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