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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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탈 컴뱃 Mortal Kombat (1995)

멧가비|2021년 1월 12일

격투 게임 초대장을 받고 하나 둘 모이는 파이터들. 딱 [용쟁호투] 프롤로그다. 아니 그런데 애초에 격투 게임들이 대개는 다 그런 식으로 서두를 띄우곤 한다. 아케이드 격투 게임 역사에 [용쟁호투]가 끼친 크나큰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비디오 게임 실사화 영화가 너무 낯설게 운을 띄울 필요도 없다. 크리스토퍼 램버트의 헐리웃 액션 스타로서의 어쩌면 마지막 전성기다. 젊은 전사 역할로 시작해 액션 배우로서 의외로 짧지 않은 전성기를 누리고 드디어 이 영화에서 와서는 전사들의 멘토 포지션까지 맡는데, 그가 서로 다른 영화들에서 맡은 전사, 구도자 배역들을 한 줄로 엮으면 마치 한 인물의 성장-노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한 동안 헐리웃에서는 이런 종류의 배우 수요가 없었는데, 한참 지나

포트리스 Fortress (1992)

멧가비|2021년 1월 12일

크리스토퍼 램버트 표 뻔뻔한 액션 영화 중에 상대적으로 제일 진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일 것이다. '산아제한' 위반을 중범죄로 다루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인데, 아 여기서 말을 바꿔야겠다. 산아제한에 대해 따로 진지하게 고찰하거나 하는 건 없고, 그냥 크리스토퍼 램버트를 미래 감옥에 가둬 깽판치게 만드는 명분일 뿐이다. 램버트 역시 90년대 액션 장르 시장에서 나름대로 자기 자리가 있었던 배우이기는 하나, 고난이도의 격투기를 구사할 정도의 전문 액션 배우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장 끌로드 반담, 스티븐 시걸 등과는 다르다. 그래서 램버트의 영화는 심플한 격투 영화들보다는 늘 장황한 설정이 붙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헐리웃 입성작인 [하이랜더]부터 그랬고. 바꿔 말하면 직접 몸을 쓰는 것보다

한자와 나오키 半沢直樹 (2013 - 2020)

멧가비|2021년 1월 12일

레벨업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비디오 게임의 무서운 점은, 물고 물리는 퀘스트와 감질 나는 보상 시스템으로 유저로 하여금 그만하고 쉴 수 없게끔 만드는 중독성에 있다. 사실 이것은 비디오 게임 이전에, 잘 만든 연속극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문학적 기원에는 에스컬레이터식 영웅 서사가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수완 좋고 영리하나 적당한 선에서 인의를 지킨다. 그에게는 레벨업의 기반이 되어 줄 적당한 퀘스트가 주어지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선의를 입은 자가 조력자로 합류하고, 그 조력자의 도움으로 그 다음 퀘스트를 수행한다. 모두가 너무나도 잘 아는 영웅 서사의 얼개다. 다만 검과 방패 대신 교섭력과 협박을 무기로 삼았다는 점이 다를 뿐. 금융업과 부패한 관료제 등 하드한 소

데드 라이크 미 Dead Like Me (2003)

멧가비|2021년 1월 12일

서양의 저승사자 쯤 되는 그림 리퍼(grim reaper)들의 이야기. 소재와 달리 판타지나 호러 쪽은 전혀 아니고 그냥 일상물이다. 검은 로브에 낫 들고있는 그림 리퍼는 오프닝에만 나온다. 주인공 조지아는 매사에 시니컬한 사회초년생인데,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죽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게, 주인공이 저승사자가 돼야 이야기가 진행되니까. 그런데 그 죽는 방법이 좀 골 때려서 저승사자들 세계에선 마치 해리 포터처럼 나름 유명인사다. 저승사자가 되어 자신의 손으로 사람들의 목숨을 거두면서 삶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조지아는 성장한다. 즉 주인공이 죽은 다음에야 성장하는 기묘한 드라마. 경제적으로 무능하지 않은 부모와 함께 살면서 독립을 독촉 당했던 것도 아니고 착한 동생도 있었다. 조지

더 섀도 The Shadow (1994)

멧가비|2021년 1월 11일

지금에 와서는 아무리 깊이 파는 슈퍼히어로 골수 매니아라 해도 이 쪽의 원작을 접해 본 사람이 남아있긴 할까. 역사로만 따지면 슈퍼맨이나 배트맨보다도 선배. 당시 한국 출시 제목은 '샤도우'였는데 이 어감이 왠지 쌈마이 하면서도 존나 그럴싸해서 사실은 그 쪽이 더 맘에 들긴 한다. 주인공 섀도에 대해 말하자면, 배트맨이 직격타로 영향을 받았다 해석해도 좋을 만큼 어두운 곳에서 카리스마를 내뿜는 위악적인 면이 있는 자경단인데, 초능력 다 쓰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불쌍하게도 땀에 절어 기진맥진한다. 초능력이라곤 마인드 컨트롤이나 투명화 정도인데, 마인드 컨트롤은 영화 초반부터 히로인한테도 막히고 대책없는 투명화는 악당 조무래기한테 간단히 간파당해서 역습에 죽을 뻔한다. 슈퍼히어로 계보의 대부(代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