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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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오브 프레이 Birds of Prey (2002)
파일럿의 배트맨, 캣우먼 장면 그 단 한 장면에 낚여서 결국 끝까지 보게 된 그지같은 드라마. 오라클 역할의 디나 메이어가 지적이고 차분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가장 위대한 조커 마크 해밀이 두 에피소드에 출연해 예의 그 소름 끼치는 목소리 연기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이 구리기 때문에 좋은 것들이 다 묻힌다. 바바라 고든이 조커의 흉탄에 맞아 하반신을 쓰지 못한다는 비교적 현대적인 설정을 차용하고 있음과 동시에, 헌트리스는 배트맨과 캣우먼의 딸이라는 구닥다리 설정을 끌고 와서 써먹는 아이러니함의 재미는 있다. 그런데 설정은 설정에서 끝나고 캐릭터는 영 하나같이 매력이 없다. 클레이 페이스고 알프레드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나와봐야 소용없어. 그 와중에 할린 퀸젤

슈퍼 / Super (2010)
소시민을 넘어 지고 사는 게 팔자인 한심한 중년 남성의 복수극. 이른바 무자본 소규모 인디 히어로. 태어나 좋은 일이라곤 아내를 만난 것 뿐인 남자가 그 아내를 빼앗김으로써 분노를 폭발시킨다. 가면 쓴 히어로가 되는 계기도 그지같은 망상에서 계시를 얻은 것, 아 처음부터 끝까지 한심하다. 약에 취한 아내를 구하려고 하는데 정작 이 놈이 약에 절은 건 아닌가 싶을 정도. 초능력은 커녕 평균 이상의 완력도 없어 보이는 남자가 가면 쓰고 날뛰는 이야기이다보니 상당히 처절한 전개로 나아간다. 만화처럼 극적인 전개도 없고 결정적인 순간에 도와 줄 무술 소녀도 없다. 사이드 킥이랍시고 깝죽대는 아가씨 리비는 분노조절장애인지 오히려 데리고 다니기가 위험할 정도.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용기는 가상한데 현

킥 애스: 영웅의 탄생 / Kick-Ass (2010)
어디서 봤는데, 미국엔 진짜 가면 쓴 자경단들이 있다더라. 코믹북에서 영감을 얻어 호기롭게 밤 거리로 뛰어든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며 거리에서 꽤 환영받기도 한다던데. 보니까 약간 유치하지만 나름 그럴듯하게 옷도 차려입고 개중에는 무술 유단자나 군인 출신도 있다고 하니, 가히 목숨 걸고 하는 덕질이진 않나 싶다. 그런 사람들을 가지고 만화를 만들고 또 그걸로 영화를 만들면 대충 이런 느낌이겠다. 거기다가 만화적 상상력을 곁들이면 딱 이 영화. 허여멀건 비실이 데이브는 어느 날 문득 가면 쓴 히어로가 되기를 결심하고 거리에 뛰어든다. 물론 당연히 신나게 얻어터지고 죽을 고비도 넘기면서 성장하는 거지. 귀여운 상상력에 비해 폭력의 수위도 높고, 이쪽 장르 영화 중 최초로 19금이지 않나 싶다. 그러나

젠틀맨 리그 / The League Of Extraordinary Gentlemen (2003)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 주인공들이 모여서 큰 악당 하나 때려잡는 영화. 투명인간도 나오고 네모 선장 나오고 톰 소여 나오고. 이건 빅토리아 어벤저스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하이드 씨가 나오니까. 각각의 캐릭터의 개성도 좋고 스토리의 기승전결도 나쁘지 않다. 뭣보다 액션 시퀀스가 훌륭하다. 체술 동작도 짜임새가 좋고 속도감도 뛰어나다. 캐릭터별로 전투 스타일이 차별화 된 점이 좋고, 당시의 기술력으로 하이드 씨를 스크린에 재현해냈다는 점이 놀랍다. 어떤 면에선 요즘 나오는 CG 헐크보다 현실감 있어서 좋다.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 양식이나 복식을 보는 잔재미도 있고, 노틸러스 호의 디자인은 거의 이 영화의 30퍼센트 이상의 즐거움이다. 원작을 안 읽어서 다행인 건가. 난 좋던데 왜 다들 싫

언브레이커블 / Unbreakable (2000)
M. 나이트 샤말란 특유의 스물스물 접근하는 불길한 초자연 현상에, 슈퍼히어로라는 이질적 소재를 대입해 나온 좋은 결과물. 엄밀히 따지면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슈퍼히어로가 될 가능성을 가진 남자와 그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 본 남자의 이야기. 미묘하지만 굳이 슈퍼히어로 장르로서 접근하자면, '어벤저스'와 완벽히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등장 인물은 제한되어있고 '슈퍼'한 사건이나 이벤트는 전혀 없다. 초능력을 발견한 중년 남성의 내면과 반응에만 완전히 몰두하는 영화다. 마치 '식스 센스'에서 그랬던 것 처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사건의 본질에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에서 긴장은 발생한다. 한때 프리퀄이라는 코드가 유행하고 또 남발된 적 있었다. 이 영화는 마치 모든 슈퍼히어로 영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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