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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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새해 일출로 유명한 울산 간절곶, 포항 호미곶 등은 남한의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땅 넓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가장 빠른 새해 일출로 유명한 장소가 있는데, 바로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 메인(Maine) 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에 있는 캐딜락 산의 정상이다. (육지와 본토로 제한하지 않으면, 한국은 당연히 최동단의 우리 땅인 독도의 일출이 가장 빠르고, 미국은 태평양의 미국령 섬인 괌(Guam)의 동해안이라고 함)
미국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이 관리하는 420곳 이상의 장소를 모두 소개하는 official NPS app 첫화면이 바로 위와 같은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의 일출사진이다. 참고로 위기주부의 생각으로는 NPS 스마트폰 앱은 주변에 있는 국립공원들을 찾고 내가 방문한 곳을 정리하는 용도로는 쓸만한데, 실제 그 장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그냥 해당 공원 홈페이지의 모바일 화면이 더 편할 때가 많았다.
1박2일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의 둘쨋날에, 아침 일찍 다시 차를 몰고 마운트데저트 섬(Mount Desert Island)으로 들어와서, 바로 공원순환도로를 지나서 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Cadillac Summit Road의 입구로 향했다. 그 길은 별도의 통행료 $6을 내고 여기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일출(Sunrise) 시간은 매진이었기 때문에 그냥 오전 8시로 예약을 해서, 전망이라도 구경을 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해발 1,530피트(466 m)의 캐딜락마운틴(Cadillac Mountain) 정상은 맑았던 해안가와는 달리, 이렇게 아침 안개가 다 걷히지 않아서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었다. 흑흑~ 여행기 1편에서 공원지도와 함께 설명을 드렸지만, 여기는 미국 대서양 해안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주차장 옆에 있는 작은 안내소도 문을 열지 않아서, 바로 산책로를 조금 걸어서 꼭대기의 전망대로 걸어간다. "작년 여름에 이어서 또 '마음의 눈'으로 구름 속 풍경을 감상해야 하는거야?"
야속하게 바다 안개는 걷힐 듯 걷히지 않으면서 애를 태웠다... 하지만, 전날 비하이브 트레일을 하면서 산 위에서 푸른 바다와 섬들을 직접 봤었기 때문에, 크게 아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날씨가 맑았으면 이 안내판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설명까지 함께 직접 읽으시면서 크게 보실 수 있다. 여기서 일출을 꼭 보실 것이 아니라면, 전망을 보기 위해서는 오후 시간으로 예약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전에 '알쓸미잡' 하나 알려드리면, 여기 캐딜락 산(Cadillac Mountain) 정상의 해돋이가 미본토(Lower 48 States)에서 가장 빠른 것은 해가 남동쪽에서 뜨는 겨울철 뿐이다. 해가 정동향에서 뜨는 춘분과 추분 전후로는 동쪽 땅끝인 쿼디헤드 주립공원(Quoddy Head State Park)의 바닷가가 1등이고, 북동쪽에서 해가 뜨는 여름철에는 훨씬 위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언덕인 마스힐(Mars Hill)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와 다시 공원순환도로를 만나서는 남쪽으로 10분 정도 달린 후에 주차를 하고,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에서 마지막으로 구경할 곳을 찾아서 걸어가고 있다.
숲이 끝나는 곳에는 조던 폰드(Jodan Pond)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연못(pond)이라기에는 큰 것 같은데?"
현재 국립공원 브로셔의 표지사진으로도 사용되는 이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 부부에게 캐나다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물색이나 주변 풍경은 많이 다르지만, 옛날 빙하에 의해서 만들어진 좁고 긴 빙하호(tarn)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샤또레이크루이스(Chateau Lake Louise)같은 럭셔리 호텔은 아니지만, 호수를 바라보는 위치에 조던폰드 하우스(Jordan Pond House)라는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1870년대부터 여기서 장사를 하다가 1979년의 화재로 옛 건물은 전소되고, 1982년에 새로 지었기는 하지만 이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물이 흘러나가는 작은 댐을 지나서 조금 걸어와 봤는데 물이 정말 깨끗했다. 이 호수의 물은 하류쪽에 있는 실하버(Seal Harbor) 마을의 식수원으로 바로 사용된다고 한다.
호수를 한바퀴 둘러보는 산책로와 주변의 "The Bubbles"라 불리는 볼록한 바위산으로 올라가는 하이킹 코스 등이 있다지만, 갈 길이 먼 우리는 이제 그만 아카디아 국립공원과 작별을 해야할 시간이었다.
주차장과 연결된 호숫가에는 아침부터 낚싯대를 양쪽으로 달고있는 카약으로 호수로 나갔다가 벌써 돌아오는 분들도 있었다. 우리는 차에 올라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서 가장 큰 마을인 바하버(Bar Harbor)로 향했다.
검색으로 찾은 식당의 이름도 조던스 레스토랑(Jordans Restaurant)이었는데, 메인주의 또 다른 특산물인 블루베리를 넣은 머핀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아침을 먹고 바로 옆 대형마트인 한나포드(Hannaford)에서 지혜와 친구들에게 줄 작은 랍스터 5마리를 사서는 가게에서 쪄달라고 했다. 전날 저녁에 먹은 랍스터 식당보다는 당연히 많이 싸지만, 파운드 당 가격이 약 8불이면 여기 버지니아 집에서 세일할 때의 가격과 큰 차이는 없었다. 빨갛게 삶아진 랍스터를 트렁크에 넣고는 북쪽으로 뱅거(Bangor)까지 올라가서, 바로 I-95 고속도로를 타고 보스턴으로 향했다. 도중에 잠깐 들린 두 곳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할 예정이고, 페친께서 알려주신 재미있는 도로 경고판 하나만 아래에 잠깐 보여드린다.
괜히 과속으로 딱지떼서 벌금 내지말고, 그 돈으로 랍스터나 사먹으라는 메인주 교통국의 고속도로 전광판 경고사인이다.^^ 참고로, 메인주에서는 'Lobsters(랍스터)'를 사투리 비슷하게 'Lobstahs(랍스타)'라고 많이 쓴단다.
그 날 오후에 지혜가 룸메이트와 함께 기숙사 휴게실에서 랍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인데, 테이블 위에 보이는 메인주 특산품인 블루베리 맥주도 함께 공수해 드렸다. 지난 8월말에 개학하는 딸을 대학 기숙사에 데려다 주면서 메인(Maine)까지 올라갔던 전체 3박4일 여행의 3일째가 끝났고, 우리 부부는 메사추세츠 주의 남쪽으로 좀 더 내려가서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었다.
P.S. 위기주부의 미국 국립공원 소개 시리즈의 두번째로, 블로그에 올린 3편의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기의 내용을 하나로 묶어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행기 작성을 위해 조사하고 정리한 많은 내용을,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편집을 했으니, 아래 동영상을 꼭 클릭해서 끝까지 한 번 봐주시고, 의견을 여기 블로그나 해당 영상의 유튜브 댓글로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앞으로 시리즈의 5편 정도까지 제작한 후에, 별도의 포스팅으로 동영상 제작과정과 함께 향후 네이버 및 티스토리 블로그와 구글 유튜브 운영계획 등을 따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십여년 동안 위기주부의 미국여행 블로그를 방문하시면서, 미국 여행기의 사진을 즐겁게 보시거나 내용이 도움이 되신적이 있다면... 이제는 위기주부의 유튜브에도 "좋아요"와 "구독하기"를 꼭 눌러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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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위기주부가 방문한 42곳의 미국 내셔널파크들 중에서, 바다와 접한 곳은 캘리포니아 채널아일랜드(Channel Islands)와 레드우드(Redwood), 워싱턴 올림픽(Olympic),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그리고 하와이볼케이노(Hawaii Volcanoes)의 5곳 뿐이다. 이 중에서 배를 타고 가야하는 채널아일랜드만 바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국립공원이고, 나머지 4곳은 사실 바다보다는 내륙의 숲과 산, 습지와 화산 등이 관광의 핵심인 곳이다. 그런데 LA 앞바다에 있는 채널아일랜드 국립공원은 존재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 - 특히 동부에 사는 분들은 '바닷가 국립공원'하면 북동부 메인주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특히 다녀오신 한인들은 자주 한국 남해안의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많이 비유를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바다를 찾아가기 위해서 아래쪽 주차장으로 걸어 내려가고 있는데, 전편의 비하이브 트레일에서 내려다 보이던 주차장이 저 곳이다.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기 1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주차장을 지나서 걸어가 샌드비치(Sand Beach)라 씌여진 간판과 함께, 국립공원청에서 가져다 놓은 안내판들을 보니 미국의 '국립 해수욕장'에 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래사장까지는 또 많은 계단을 내려가야 되는 것을 보고는... 그냥 위에서 한 번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방금 절벽을 기어서 '벌집'의 꼭대기에 다녀온다고 다리도 아프고, 무엇보다도 빨리 당을 보충해야 했다. 그래서 바로 차로 돌아가 해안가 일방통행 도로를 달려서 급히 마을을 찾아가는 바람에 아래의 유명한 장소는 서지도 않고 지나쳤다.
썬더홀(Thunder Hole)은 도로 바로 옆으로 잘 만들어진 계단을 내려오면 나오는 해안가 절벽이 움푹 파인 곳으로, 파도가 솟구쳐 오르면서 천둥소리가 난다고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는데, 2015년에 멕시코 엔세나다 여행에서 봤던 바닷가 블로우홀(blowhole)과 거의 같은 곳인 모양이다.
아무리 목이 마르고 단 것이 급해도 한 번은 바닷가에 차를 세워야 할 것 같아서, 바다가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온 여기 Otter Cove에서 정차를 했다.
Otter Creek 위로 놓여진 다리에 앉아서 V자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출발해서 가까운 Northeast Harbor를 먼저 갔지만 문을 연 아이스크림 가게나 마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운트데저트(Mount Desert) 섬을 동서로 나누는 만인 Somes Sound를 빙 돌아 30분 이상을 운전해 건너편 Southwest Harbor에서 마침내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았다.
이 동네 학교들이 개학을 했는지 'Back to School' 특별할인 가격에, 아주 많이 떠주신 이 아이스크림 한 통으로 둘이 나눠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다. 그리고는 섬의 제일 남쪽 끝에 있는 등대를 찾아서 다시 출발을 했다.
1편에서 소개했던 비지터센터 직원에게 오후에 배스하버헤드 등대(Bass Harbor Head Light Station)를 갈거라고 하니까, 주차장이 작으니까 시간여유를 가지고 일찍 가야한다고 했었다. 실제로 이렇게 진입로에 차들이 한 줄로 기다리면서, 차가 빠질 때마다 한 대씩만 들어와 주차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주차한 직후라 5~6대 정도만 기다리고 있지만, 나갈 때는 10대 정도로 줄이 늘어났음)
주차장에서 먼저 눈에 띄는 포장된 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니 빨간지붕의 집만 먼저 보였는데, 현재 등대는 자동화가 되어 있어서 등대지기가 필요없고 대신에 해안경비대 직원과 그 가족이 실제로 살고 있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858년에 만들어서 역사유적지로도 지정되어 있다는 등대는 집 뒤쪽으로 붙어서 높이 약 10미터로 세워져 있는데, 오전에 들렀던 '포레스트검프 등대'와 거의 같은 모습으로 특별하지는 않았다. 이 등대가 아카디아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풍경사진의 주인공은 맞지만, 그것은 여기 가까이서 올려다 보는 모습이 아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반대편으로 만들어진 오솔길을 조금 걸으면, 이렇게 바다로 내려가는 잘 만든 나무계단이 나온다.
90도로 꺽어서 계속 내려가는데, 이 때까지는 줄을 서서 힘들게 주차한 것에 비해서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계단이 끝나고 해안가 바위가 나오면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모여 있어서 살짝 놀랐다~ 여기서는 아직 주인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서 저 멀리까지 더 가야한다.
짜잔~ DSLR을 든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풍경사진의 명소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렇게 바라보는게 서향이라서 지금 일몰시간이 가장 붐빈다고 한다. 비록 DSLR은 집에 놔두고 왔지만 조금 더 잘 찍어보고 싶어서 가운데 삼각대를 세워둔 분이 계시는 곳까지 위기주부만 더 가봤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에도 등대가 있는 유명한 풍경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진만으로도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의 아카디아 내셔널파크를 미국의 대표적인 '바닷가 국립공원'으로 부르는데 손색이 없어 보였다.
조금 전에 우리가 서있던 절벽 위의 난간에 기대어서 이 쪽을 바라보는 관광객의 모습이 보인다.
서있는 바위가 매우 불안정했기 때문에, 아주 조심해서 한바퀴 돌아야 했던 360도 풍경을 클릭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뒤쪽에서 일몰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아내가 손을 흔들고 있다. "그만 찍고 빨리 집에, 아니 밥 먹으러 가자~"
많은 독자의 예상을 깨고... 커플셀카 대신에 아내가 찍어준 위기주부의 독사진을 올린다. ㅎㅎ
붉은 노을과 함께 해가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고, 등대에도 불이 들어오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주차장 입구에서 포기하고 차를 돌릴까말까 고민하실 분들이 눈에 밟혀서, 볼거 다 봤으니 우리 차 한 대라도 일찍 빼주기 위해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아카디아 국립공원에 와서는 랍스터말고는 먹을게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래서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아온 곳은 우리 숙소 바로 건너편에, 육지에서 마운트데저트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 바로 직전에 있는 여기 Trenton Bridge Lobster Pound 식당이었다.
이 식당은 가마솥에 바닷물을 끓인 스팀으로 바닷가재를 찌는 것으로 인기있는 랍스터집이었다.
여기서는 바로 쪄서 먹을 살아있는 랍스터를 직접 고르는데, 껍질이 딱딱한(hard) 또는 부드러운(soft) 두 종류에 또 크기에 따라서 작고 큰 것들이 미리 나누어져 있어서 파운드 당 단가가 4개나 표시되어 있는게 보인다. 우리는 부드러운 껍질의 작은 놈들 중에서는 큰 것으로 하나만 고르고 랍스터롤을 추가로 시켰다.
찜질방에 다녀온 우리의 45번 랍스터가 호명되어서 가지고 와서, 롤과 함께 둘이서 저녁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기다리면서 보니까 랍스터 한 마리가 저 까만 트레이에 꽉 차는 엄청나게 큰 것들도 있었는데, 다음에 다시 메인주를 여행하면 그 만한 크기의 랍스터를 꼭 사주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했다.^^
이건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냥 여행기록으로 남겨두면... 밤 10시쯤 둘 다 곤히 잠들었는데, 엄청난 화재경보기 소리가 12시에 울려서 깼다. 밖으로 나와보니 모텔 전체에 알람이 울린 것이고, 사람들이 911에 신고해서 소방차가 출동한 모습이다.
반대편의 어느 객실 중의 하나에서 화재경보기가 동작을 한 것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실제로 불이 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완전히 잠을 설친 후에 다시 침대에 누웠고, 다음 날 아침에는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다시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서 미국의 대표적 바닷가 국립공원인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로 다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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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의 63개 내셔널파크 중에서 가장 북동쪽에 위치한 뉴잉글랜드(New England) 지역 메인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Acadia National Park)은 1919년 2월에 그랜드캐년과 함께 13번째 내셔널파크로 지정이 되었는데, 연방정부가 미시시피 강 동쪽의 미동부에서는 최초로 법률을 만들어 자연경관을 보호한 곳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공원의 이름은 1600년대 초에 지금의 미국 메인주와 인접한 캐나다 남동쪽 노바스코샤(Nova Scotia)에 최초로 진출했던 프랑스가 이 지역을 '목가적 이상향'을 뜻하는 라틴어 어케이디아(Arcadia)라 부른 것에서 연유한다.
아카디아 국립공원은 위 지도에 짙게 표시된 영역인데, 육지와 연결된 마운트데저트 섬(Mount Desert Island)을 중심으로 스쿠딕 반도(Schoodic Peninsula)와 '높은 섬'이라는 뜻의 Isle au Haut, 그리고 다른 작은 16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한국의 거제도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마운트데저트섬, 그 중에서도 짙게 순환도로가 그려진 곳만 방문을 하므로 위기주부도 그 도로 입구에 있는 비지터센터를 먼저 찾아갔다. (미동부 해안에서는 뉴욕 롱아일랜드 다음으로 두번째로 큰 섬이라고 함)
미국의 북동쪽 끝에 있지만 연간 방문객이 3백만명에 가까운 인기있는 국립공원이라서 주차장도 굉장히 넓었다. 멀리서 보고는 비지터센터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저것은 입구에 불과할 뿐...^^ 여기서 자판기로 공원입장권을 구입해 차에 놓아두고, 무료 순환버스를 타고 공원을 돌아다닐 수도 있다고 한다.
입구를 통과하면 방문자안내소 건물은 이렇게 52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고 '친절히' 안내되어 있다~
그렇게 계단을 다 오르니 해풍에 바랜듯한 외관에 나지막하게 만들어진 헐스코브 비지터센터(Hulls Cove Visitor Center)가 나왔다.
캘리포니아에 살 때는 단 1초도 망설임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잠깐 고민을 한 끝에... 미동부로 이사와서는 처음으로 구입하는 위기주부의 12번째 국립공원 연간회원권 '애뉴얼패스(annual pass)'를 80불에 구입했다. (아카디아 국립공원 입장료는 현재 30불) 기념품 가게 옆으로 이 섬의 지도가 보이는데, 아래에 확대 가능한 원본과 함께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섬의 가운데 Somes Sound를 따라 바다가 깊숙히 들어와 있고, 땅에는 세로 방향의 기다란 호수들이 많이 있는 굉장히 특이한 지형이다. 특히 동쪽 순환도로 가운데 솟아있는 캐딜락마운틴(Cadillac Mountain)은 해발 1,530피트(466 m)로 미국 대서양 해안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1860년대에 바하버(Bar Harbor) 마을을 중심으로 여름휴양지로 개발이 시작되었는데, 1901년부터 당시 하버드대 총장과 여러 사람들이 재단을 만들어서 땅을 구입한 후에 연방정부에 기증을 해서 국립공원으로 보호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공원 순환도로의 일방통행 구간에 접어들어 Bear Brook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은 후에, 조금 더 달리니까 이렇게 길을 막고 입장권을 검사하는 Sand Beach Entrance Station이 나왔다. 주민들이 사는 마을간을 연결하는 도로와는 분리된 별도의 관광도로를 만들어서 입장료를 징수하는 방식으로 '내셔널파크 레벨'로 관리가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Park Loop Rd에서는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비하이브 트레일(Beehive Trail)을 출발하는 이정표 옆에 선 아내의 모습이다. 예전에 "미국 국립공원들에서 최고의 당일 하이킹코스 20개"를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포함되었던 아카디아 국립공원의 프레서피스 트레일(Precipice Trail)은 너무 위험해서 폐쇄되었다고 해서, 대신에 그와 비슷하면서도 짧은 이 트레일을 하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시작부터 제법 경사가 있는 이런 바윗길을 0.2마일 정도 올라가게 되는데, 이 곳의 인기코스인 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이정표가 세워진 삼거리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비하이브루프(Beehive Loop)가 시작되는데, 저기 노란색 경고판이 세워진 방향인 오른쪽으로, 즉 루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0.3마일 밖에 안되지만...
경고판을 읽어보시면 "serious injury and death" 등 무시무시한 말들이 잔뜩 씌여있다. 특히 우리는 맨 아래의 항목들 중에서 5번째에 해당되지 않고 그냥 얇은 운동화를 신고왔기 때문에, 올라가는 내내 사모님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이 정도의 바위를 기어서 올라가는 것으로 가볍게 시작하지만, 조금 올라가서 바다가 시야에 들어올 때 쯤에는...
어느새 절벽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놓여진 철제 발판을 아슬아슬하게 밟고 지나가야 했다. 왼쪽 바위에 하늘색으로 칠해 놓은 것이 트레일을 알려주는 표식으로, 나중에는 저 마크가 없으면 도저히 어디로 어떻게 올라가야할지 감당이 안 되는 곳들도 나온다.
뒤에서 오는 사람에게 커플사진 한 장 부탁하고는 먼저 올라가시라고 했다. 여기를 지나서부터 그냥은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곳에는 철제 손잡이와 발판을 바위에 박아 놓았다.
용감히 그 철봉을 잡고 바위절벽을 뒤따라 올라오는 우리집 사모님! 위기주부는 저 쇠막대기를 처음 딱 잡는 순간에, 풍경은 여기와 정반대이지만 비슷한 쇠로 만든 링(ring)을 잡고 절벽을 올라가야 했던 옛날 모하비 국립보호구역에서의 하이킹이 생각났었다.
이런 코스는 액션캠을 모자에 달고 전구간을 비디오로 찍었어야 하는데, 아내가 절벽 옆으로 걸어가는 뒷모습만 잠깐 핸드폰으로 찍었다. 그래서 편집에서 제외된 사진들과 함께 앞뒤로 묶어 재미있는 배경음악과 함께 슬라이드쇼 영상을 만들었으니까, 클릭해서 유튜브 영상으로 보실 수가 있다.
비록 준비없이 운동화를 신고와서 좀 힘들기는 했지만, 이런 아슬아슬하고 멋진 절벽 위 트레일에서 인생사진들을 남길 수 있었던 우리 부부의 베스트 하이킹들 중의 하나로 오래 기억이 될 것이다.
"이제 정상이 보인다~" 거의 마지막 철제 사다리 구간을 조심해서 올라가고 있는 아내의 뒷모습이다.
절벽의 바위 사이에 힘들게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사람들이 하도 많이 잡고 지나가서 몸통이 반질반질 했다. 저 모퉁이를 돌아서 마지막 바위계단의 위로 올라가면,
평평한 정상이 나오면서 위험한 절벽구간이 모두 끝난 것이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두 분은 방금 우리가 올라온 길로 하산을 하시는 것 같던데, 경고판에 씌여져 있던 것처럼 철봉을 잡고 내려가는 것은 훨씬 더 위험하므로 가급적이면 피하시는 것이 좋다.
우리가 주차한 순환도로에서 약간만 걸어서 내려가면 나오는 샌드비치(Sand Beach)의 주차장과 모래사장인데, 트레일을 마친 후에 저기까지 걸어가본 것은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기의 다음편에서 따로 소개될 예정이다.
해발고도 520피트(158 m)의 더비하이브(The Beehive) 바위언덕의 정상 말뚝에 손을 올린 아내... "아이고, 죽을 뻔했네~"
모처럼의 하이킹을 마치고 찍는 정상인증 커플셀카이다.^^ 뒤쪽으로 보이는 바다는 바하버 항구 앞의 프렌치맨베이(Frenchman Bay)로 떠있는 작은 섬들도 국립공원에 포함된다.
"나는 자연인이다!" 사모님, 폼 그만 잡고 이제 빙 돌아서 내려가시죠~
오래간만에 가이아GPS로 기록한 경로로 예전에 설명한 적이 있는 소위 '롤리팝(Lollipop)' 코스로 원형구간은 반시계 방향으로 돈 것이다. 전체 거리는 1.2마일에 우리는 1시간반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위 지도를 클릭하시면 고도변화 등의 상세정보를 직접 보실 수 있다.
삼거리까지 내려와서 우리가 올라갔던 '벌집(beehive)' 모양의 바위산을 아내가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데,
핸드폰 줌으로 찍었던 사진을 집에 와서 컴퓨터로 확대해 보니까, 하얀 옷을 입은 커플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모습이 들어가 있었다. "우리도 저 절벽에 매달린 길을 지그재그로 올랐다는 거야?!" 미국 북동부 메인주 바닷가에 있는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서, 일행에 어린 아이가 있다거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제외하고, 1시간반 정도의 여유가 있으신 분은 이 비하이브 트레일(Beehive Trail)을 꼭 해보시기 바란다. 참, 그래서 여기는 현재 미국의 63개 내셔널파크들 중에서 위기주부가 43번째로 방문한 곳으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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