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버스커스 페스티벌은 이탈리아 페라라, 캐나다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버스커 페스티벌 중 하나이다. 열흘 동안 도시 이 곳 저 곳에서 하루 종일 버스커들의 퍼포먼스가 이어지니 다른 페스티벌들처럼 꽉 짜인 일정을 따라 움직일 필요가 없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걷다 재미있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구경하고, 지루해지면 다시 가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때문에 광장의 한 쪽 끝에서 차력사가 장대 위에서 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서는 서스펜스가 이어지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할아버지 두 명이 체스를 두는 광경도 연출된다. 무술과 체스의 아이러니한 조합이라니, 도시의 첫인상 만큼이나 자유롭고 여유로운 축제다. 나는 이튿날도 나무 밑에서 열리는 음악가들의 공연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어제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