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춘삼월을 한국에서 보내고 절경의 쓰촨, 스프링시티라는 쿤밍을 지나쳤지만 꽃을 제대로 본 건 태국에나 가서다. 머리에 꽃꽂기에는 나는 항상 꼬질꼬질했고, 꽃을 좀 볼라치면 비가 왔다. 그래도 그나마 건졌던 꽃들(?). 쿤밍이 성도인 운남일대는 진달래과 꽃들의 서식지로 영산홍 등을 비롯한 600여종의 꽃들이 피고진단다. '봄의 도시'라는 별명답다. 그러나 내가 도착한 이튿날부터 비가 슬금슬금 오더니 마지막에는 급기야 집중호우로 꽃이 죄다 우수수. 비를 피하느라 꽃 볼 시간조차 없었다. 길거리에 가방을 머리에 이고 쪼그려 앉아 비가 그치기만 기다렸다거나. 공장지대를 개조한 미술지구 찾았다가 충격적 할렘화에 넋을 놓고 도망쳐나오기에 바빴다. 그래도 그 귀신같은 골목에 저 노란꽃들이 만발해